20대 중반, 나는 라식 수술을 받으려고 안과에 갔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들었다. 뇌하수체에 종양이 있다는 것이었다. 특별한 증상도 없었고, 그냥 시력 교정을 하러 갔을 뿐인데, 돌아오는 길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부모님은 더 큰 충격을 받으셨다. 이후 두 번의 수술과 감마나이프 시술을 거치며 종양의 대부분을 제거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뇌혈관순환제, 각종 영양제, 호르몬 약을 꾸준히 복용하며 병원을 오갔다. 자연스럽게 뇌 건강에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수술 몇 년 뒤부터였다. 분명히 알고 있던 단어가 갑자기 생각이 안 나고, 방금 들은 이야기를 금세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고작 30대인데, 이게 맞는 건가 싶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뇌 건강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호두와 꾸지뽕을 챙겨 먹고, 스도쿠와 퍼즐로 머리를 쓰는 습관을 들였다. 그러다 최근 약사가 뇌 영양소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보게 됐고, 내가 그동안 막연하게 해온 것들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식습관개선
영상에서 약사가 가장 먼저 강조한 말이 이것이었다. 영양제를 먹기 전에 가공식품부터 줄여야 한다는 것. 솔직히 처음엔 당연한 말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보통 좋은 걸 더 먹으려고 먼저 신경을 쓴다. 영양제를 알아보고, 건강식품을 찾는다. 나쁜 것을 줄이는 건 나중 문제다. 그런데 순서가 반대라는 게 핵심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소를 챙겨 먹어도, 가공식품과 정제 탄수화물이 기본 식단을 장악하고 있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나도 수술 이후로 식단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돌이켜보면 좋은 걸 추가하는 데는 공을 들였지만 나쁜 걸 의식적으로 줄이려 한 건 나중이었다.
뇌에 필요한 영양소, 세 가지로 정리하면
영상에서 약사가 추천한 영양소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필수지방산, 특히 오메가-3다. 뇌의 건조 중량의 약 50%가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상당 부분을 DHA 같은 필수지방산이 채워야 한다. 필수지방산은 이름 그대로 몸에서 스스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참치, 연어 같은 등 푸른 생선이 대표적인 공급원이다. 다만 오메가-3는 불포화 구조 특성상 산패되기 쉬워서, 영양제로 먹는다면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항산화제다. 오메가-3가 산화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해줄 항산화 성분이 필요하다. 블루베리나 각종 베리류에 풍부한 안토시아닌이 대표적이다. 매일 충분한 양의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항산화 영양제로 보충하는 방법도 있다. 세 번째는 식이섬유다. 이게 뇌 건강이랑 무슨 상관인가 싶을 수 있는데, 최근 연구들이 장-뇌 축(Gut-Brain Axis)의 연결성을 점점 더 밝혀내고 있다. 장 내 환경이 나쁘면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이것이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변비나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게 항우울제가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저항성 전분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단쇄지방산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장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밥을 지어 냉장고에 4시간 이상 보관했다가 먹으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높아진다는 것도 흥미로운 팁이었다.
뇌 건강 관리법
수술 이후 나는 호두를 꾸준히 먹었다. 호두에는 오메가-3가 풍부하고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았기 때문이다. 구지뽕도 뇌 혈액순환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챙겨 먹었다. 스도쿠나 퍼즐은 인지 자극을 위해 시작했다. 그런데 솔직히 그때는 반쯤은 믿고 반쯤은 '이게 진짜 효과가 있을까' 싶었다. 이제는 조금 더 확신이 생긴다. 뇌 건강은 어느 하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좋은 지방을 먹고, 산화를 막고,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인지적으로 꾸준히 자극을 주는 것. 이 모든 것이 같이 맞물려 돌아간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이미 시작이라는 점이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꼈을 때 그냥 '나이 들면 그렇지'라고 넘겼다면, 지금 이 노력들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30대에 기억력 걱정을 한다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 그만큼 일찍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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